14일 ‘신한울 1호기 최초 연료장전’ 행사에 참석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핵연료저장시설 관람창를 통해 연료장전 준비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14일 ‘신한울 1호기 최초 연료장전’ 행사에 참석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핵연료저장시설 관람창를 통해 연료장전 준비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최초의 ‘토종원전’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호기(설비용량 1400MW급)가 본격적인 시운전시험을 위해 마침내 첫 핵연료를 장전한다. 2010년 4월 첫 삽을 뜬 이후 11년 3개월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14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 소재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제1발전소 주제어실(MCR)에서 ‘신한울 1호기 최초 연료장전’ 행사를 가졌다.

연료장전이란 규정에 따른 성능시험을 완료하고 규제기관으로부터 운영허가를 승인받아 원자로에 핵연료를 최초로 채우는 과정을 말한다. 신고리 3ㆍ4호기와 동일모델(APR1400)인 신한울 1호기는 설비용량 1400MW급로 총 241다발의 연료가 장전될 예정이며, 장전에는 약 8일이 소요된다.

이날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축사를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단계별로 발전소 출력을 상승하면서 종합적인 최종 검증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안정적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연료장전에 이어 약 8개월 간의 시운전시험을 거쳐 오는 2022년 3월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설정했다. 8개월 동안 정상운전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필수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종 시험을 시행하는데 ▲고온기능시험 ▲초기임계 ▲저출력 원자로 특성시험 ▲출력상승시험 ▲성능보증시험까지 총 5단계로 나눠 수행한다. 특히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출력상승시험’은 약 80일 동안 발전소 출력을 0%부터 100%까지 변화시키면서 기기의 정상동작을 확인한다.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제1발전소 출입구 및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호기 모습 ⓒ사진제공=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인사이트N파워 DB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제1발전소 출입구 및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호기 모습 ⓒ사진제공=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인사이트N파워 DB

복수의 한수원 관계자들은 “시운전시험은 인위적으로 고장신호를 발생시켜 발전소 설비가 안전하게 설계된 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에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시운전시험을 적기에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계, 제작, 시공사 및 중소협력기업들과 유기적인 파트너십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원자력산업계도 “신고리 3ㆍ4호기와 바라카 원전의 시운전시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드러난 개선점 등이 이미 신한울 1호기에도 보완, 적용돼 큰 이변 없이 시운전시험을 마치면 상업운전도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선행호기(신고리 3호기)의 시운전시험이 약 13개월 소요된 점 등을 고려하면 신한울 1호기 역시 ‘춘삼월 상업운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원안위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한수원은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 안정성 확보 및 항공기충돌사고 위험도분석 등 4건의 후속조치 이행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원안위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설비(SPARC)를 이용한 PAR의 성능 재시험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요구하면서 연구원과 실험 일정 등을 조율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수원 내부에서는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당초 계획했던 준공 일정에서 15개월 이상 미뤄졌지만, 늦더라도 철저히 준비해서 시운전시험을 완벽하게 수행하자”는 분위기이다.

본지 취재결과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승인’을 발표한 이후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신한울 1호기의 시운전시험 착수(준비)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자는 발전소 ‘최초 연료장전’ 전에 KINS로부터 핵연료취급설비 등 몇 건의 사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한수원과 KINS는 사전검사 등을 고려한 연료장전 시기는 물론 원안위 조건부 승인 후속조치 이행방안 등 신한울 1호기의 전반적인 시운전시험 계획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KINS는 “최초 연료장전 전(前), 사전검사는 원안법 등에 명시된 (KINS가 수행해야 하는)검사는 아니지만 운영기술지침서 등의 선결사항에 대해 1~2일 정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역시 “아직 신한울 1호기에 연료를 장전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실무부서에서 핵연료 장전계획을 수립 중이며, ‘첫 연료장전’ 전 준비사항 등을 최종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열린 행사는 신한울 1호기의 첫 연료장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시운전시험 돌입에 앞서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코로나19(COVID-19) 방역수칙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최익수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 등 한수원 임직원들과 원자력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최소로 참석했다.

14일 '신고리 4호기 최초 연료장전' 행사에서 정재훈(앞줄 가운데)  한수원 사장을 비롯해 원자력유관기관 임직원들 신한울 1호기 주제어실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14일 '신고리 4호기 최초 연료장전' 행사에서 정재훈(앞줄 가운데) 한수원 사장을 비롯해 원자력유관기관 임직원들 신한울 1호기 주제어실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편 국내 27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신한울 1호기는 국내에 두 번째로 건설된 신형가압경수로(APR1400)이며, ‘원전수출 1호’ UAE 바라카(Barakah) 원전과 동일한 노형이다.

특히 신한울 1호기는 미자립 기술이었던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계측제어시스템(MMIS)을 우리 손으로 설계부터 제작, 성능검증을 거쳐 실용화함으로써 ‘원전기술 강국’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2011년 12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으로 국내외 안전 점검에서 지적된 개선사항이 설계부터 건설까지 반영됐다. 세계최초 안전성과 우수성이 탑재된 뉴(NEW)버전의 원자력발전소로, 2018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신한울 1호기가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경북지역의 연간 전력사용량의 23%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아울러 60년간 매년 약 200억 원 정도의 법정지원금(기본지원사업, 사업자지원사업) 및 지방세수 증대로 침체된 울진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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