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연비가 중요하듯 발전소 효율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발전소는 보일러와 터빈ㆍ발전기 그리고 다양한 보조기기로 구성된 복잡한 플랜트로서 그 성능을 진단하고 평가하는데 고도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성능시험은 사실상 미국기계학회의 시험표준(ASME PTC)이 국제표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전기협회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함께 보일러 및 증기터빈에 대한 성능시험 표준을 개발해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2010년 판에 발표했으며, 이 표준은 발전소 인수성능시험, 성능진단 및 발전비용평가 시험 등에 적용되고 있다.

대한전기협회(회장 정승일)는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김태균), (주)에네스지(대표 양종대)와 공동주관하는 ‘제10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을 오는 29일 강원도 정선군 소재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성능시험 워크숍’은 발전소의 성능시험 기술자들의 기술력 향상과 폭넓은 교류 확대를 위해 2011년부터 개최해 산업계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올해 워크숍은 발전소 성능시험 표준의 최적화된 활용방안 제시와 탄소중립(Net Zero)시대에 화력발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중 높게 다룬다.

전기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현장의 기술자들에게 매우 중요시 돼왔던 신규 발전소의 인수성능시험과 운영 중 발전소의 성능진단 및 발전비용 평가시험은 관련 전문지식과 축적된 경험이 필요이다. 그러나 기술습득이 어려워 이론과 실제 적용 관련 문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현재 국내 전력시장은 변동비 반영시장(CBP, Cost Based Pool) 제도를 적용하고 있으며, 전력거래 가격을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으로 정하기 때문에 모든 발전기의 실제 발전비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석탄화력발전의 비용평가 성능시험에서는 발전현장의 여건과 난이도 때문에 연료량과 발열량에 대한 불확도가 높은 입출력법을 사용해 왔지만 보다 정확한 에너지정산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전기협회 KEPIC본부는 2020년부터 ‘발전비용평가 성능시험(MPT-CET)’ 표준을 개발해 시험 수행자의 임의적인 판단 요소를 최소화하고 시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발전소 성능 향상을 통한 효율 개선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철 대한전기협회 KEPIC본부 화력팀장은 “화력발전 비용평가 성능시험 분야에 대한 KEPIC의 영향력을 확대 할 수 있었던 ‘발전비용평가 성능시험(MPT-CET)’ 표준개발은 전력거래소, 발전사, 시험기관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통해 이뤄졌으며, 공청회를 거쳐 KEPIC 성능시험분과위/화력발전 기계전문위원회의 검토 승인을 거쳐 2020년판으로 발행됐다”면서 “이로써 석탄화력발전소가 열효율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경제급전의 토대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화력분야 탄소중립 정책방향 및 시사점(김태형 한국남동발전 부장) ▲발전시스템 연소열성능 온라인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 기법(백세현 한전 전력연구원 부장) ▲H급 대형 가스터빈 개발 현황 및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터빈의 역할(이정우 두산중공업 수석연구원) ▲발전비용평가 성능시험(CET)의 이해(구도훈 에네스지 수석연구원) 등 총 4개의 주제발표가 이뤄진다.

한편 이번 워크숍을 공동주관하는 (주)에네스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2010년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 인정기관설비구축’ 연구과제로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주급수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설비 구축에 돌입했다.

2011년 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미국 Alden사의 기술을 이전받아 같은해 10월 국가공인기관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으로부터 국가간 상호인증체계인 ‘KOLAS 인증’을 취득해 교정인정기관으로의 체제를 확립하고, 2014년 4월 22일 세계에게 두 번째로 ‘유량계 교정센터’를 설립했다.

[다음은 이번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에서 소개된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화력발전 탄소중립 정책방향 및 시사점=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인재기술개발원 신에너지시스템그룹장

지구온난화 이슈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라는 단어가 화두의 중심에 있다. 또한, UN 주도하에 강력하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부과된 의무 감축량의 대응을 위해 수송부문, 주거부문, 산업부문 등에 대한 정책적인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이러한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기후 깡패로 불렸던 중국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유럽의 탄소 국경세 도입 및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ESG 경영 등 수출을 통해 성장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탄소중립’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전력부문에서도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에서 수소 등 무(無) 탄소 발전원 및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화력을 위주로 하는 우리나라 발전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2월 제9차 전력수급기본 계획에서 2034년까지 석탄화력 30기 폐지를 발표하였지만, 이번에 발표된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2030년 40 % 절감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1안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인 CO2를 배출하는 모든 석탄발전과 LNG복합발전의 폐지를 공표하였다.
그렇지만 현재의 CCUS, 즉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이용 기술로는 이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 발전소의 잔존가치를 좌초자산화 하는 것도 국가적인 손실이다.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범 부처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 기술부문 보강 및 국산화 전략, 기술별 물량 산정 등에 대한 활동이 ‘동시’에 시작되었고 화력부문에서도 ‘탄소중립’ 달성과 좌초자산 활용에 대한 어떠한 기술로 어느 시점에 대응을 할 것인가에 논의가 올해 4월 시작하게 되었다.
이를 살펴보면 수소/암모니아 터빈 기술과 무탄소 보일러 기술, 신발전 및 재생에너지 연계 기술 등이 있다. 물론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해양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지만 전통적인 화력발전 기반에 있어서 어떠한 기술이 ‘탄소중립’ 달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방향 및 전통 화력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발전시스템 연소열성능 온라인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 기법=백세현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발전설비에 대한 고전적인 성능진단기법은 인수성능시험, 주기성능시험 및 전력거래를 위한 비용평가 성능시험등이 있다. 이와 같은 실측성능 시험은 성능시험 코드에 기반하여 발전소에 특설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한 후 계통을 격리하고 운전부하를 고정한 조건에서 운전데이터를 취득하여 출력 및 열소비율 평가를 한다. 그리고 성능시험 수행시점의 조건을 기준설계조건으로 보정하여 설비의 열화 상태를 분석한다. 시험의 목적은 주로 현재시점의 발전소 성능의 절대 값을 정확히 평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발전소를 운영하는 실무에 있어서는 성능시험 시점에서 성능이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상시 운전 중에 단위설비들의 열역학적 성능, 물리적 열화상태, 손실요소들을 연속적으로 파악하고,취약설비 및 성능개선 요소를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다.
발전시스템 연소열성능 온라인 모니터링 기술은 평상시에 발전소의 운전 데이터를 활용하여 발전설비 계통 및 단위기기별 성능관리 지표들에 대한 변화 경향을 연속적으로 감시하고 분석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모니터링 대상 발전설비에 대한 물리적인 규격을 모사한 수치해석 모델을 활용하여 연소, 열전달, 열역학 계산을 통해 현재 상대에 대한 성능을 분석하고, 동시에 동일한 조건에서의 기대성능(설비열화없는상태가정) 시뮬레이션을 시행한다. 그리고 각각의 단위설비별 성능관리 지표 (KPI) 들에 대하여 실측성능계산 결과와 기대성능 계산 결과 값의 편차인 이탈성능을 계산하고 편차의 변화경향을 분석하는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전시스템의 연소열성능 온라인 모니터링 신뢰도를 향상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상 발전설비에 대한 정확한 물리적 모사, 운전개념을 반영한 수치모델 제어반영 등이 필요하고, 아울러 발전소 평상시 계측되는 운전 data 들의 불확실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데이터 조율, 연료성상 파악의 제약사항 극복 및 실질적으로 유용도가 높은 성능관리 지표(KPI)의 선정 관리가 필요하다.

◆H급 대형 가스터빈 개발 현황 및 탄소 중립을 위한 수소터빈의 역할=이정우 두산중공업 GT SI팀 수석연구원

두산중공업은 복합화력 발전소 핵심 기자재인 가스터빈의 설계·제작·유지보수까지 수행 가능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지난 20년간 쌓아온 가스터빈 사업화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소형 모델인 5MW 가스터빈 개발을 완료했고, 2019년 대용량 고효율 H급 가스터빈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가스터빈 설계·제작 기술은 전세계 4개국만 보유하던 고난도 기술로,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도 기술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정부의 에너지 및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친환경성과 전력공급 안정성과 유연성을 모두 갖춘 LNG 발전 확대와 무탄소 수소터빈이 확대될 전망으로, 가스터빈도 국가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설치된 가스터빈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왔으며, 매년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도 해외로 유출되었다. 해외 의존도 극복을 위해 두산중공업은 올해 5월부터 산업부 국책과제로 발전소 핵심 기자재, 플랜트 최적화 엔지니어링, 환경설비품 등에 대한 국산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발전 5개사(남부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남동발전)도 과제 참여기업이자 수요기업으로 동참해 개발제품을 실증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해소한 국산 모델을 개발해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발전원인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터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터빈은 탄소중립은 물론 전력공급 안정성과 부하변동 대응을 모두 가능하게 해 수소 경제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를 LNG와 혼소해 사용하면 기존 LNG사용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100% 수소만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소터빈 기술을 개발해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발전비용평가시험(MPT CET)의 이해=구도훈 에네스지 수석연구원

전력거래소는 시장운영규칙에 따른 변동비반영 발전시장에서 비용평가 업무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을 운영하고 있다.「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에서는 성능시험의 기준 Code로 KEPIC MPT-46(발전플랜트 성능시험)을 규정하고 있으며, 성능시험 방법으로는 입출력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명기돼 있다.
그러나 KEPIC MPT-46(발전플랜트 성능시험)에서는 균질성상의 고체연료는 간접적인 방법, 즉, 에너지정산법을 적용할 것으로 명기하고 있다. 연료량과 발열량에 대한 불확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여 직접 반영하는 입출력법의 불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례로 A발전소 비용평가 성능시험에서는 실제 석탄사용량과 발열량을 이용하여 산출한 열효율의 신뢰가 떨어져 해당 발전기의 인수성능시험이나 주기성능진단시험에서 취득한 열효율 등의 일부를 임의 선택하여 열효율을 추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발전비용평가를 위한 성능시험 기준 불합리’와 성능시험 결과의 신뢰성 결여가 빈번히 발생됨에 따라 균질성상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의 비용평가를 위한 성능시험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전기협회는 전력거래소에서 발주된 용역을 통해 현재 유지·관리중인 KEPIC MPT(성능시험) 표준을 기반으로 보다 세부적인 기준(에너지정산법의 절차, 산정해야 할 보일러 열손실/열출력 항목과 부가입열 항목 선정, 보정항목 선정, 방열손실과 미측정손실 설정, 유량계 특설 여부, 계통격리 범위 설정, 연료 샘플링 절차 등)을 마련해 비용평가 성능시험(MPT-CET) 표준을 새롭게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 기준을 통해 어느 기관이 시험을 수행하더라도 시험 수행자의 임의적 판단 요소를 최소화하여 발전비용 산정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높이고, 점진적으로 성능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 및 기관을 확대하는 기반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MPT-CET(비용평가 성능시험) 표준의 전반적인 내용 소개와 함께 현행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에 따른 발전비용평가 성능시험과의 차이점에 대한 참석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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