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에서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가 개최됐다. ⓒ제주=김소연 기자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에서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가 개최됐다. ⓒ제주=김소연 기자

[제주=김소연 기자] 탄소중립을 위해 선택한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이 높아질수록 ‘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를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가’는 중대한 도전이 됐다. 유럽연합(EU)은 원자력을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포함시키면서 2050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High Level Radioactive Waste)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1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고리원전(2031년), 한울원전(2032년), 신월성원전(2044년) 순으로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예정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원전확대 정책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방안의 법제화 마련과 관련기술 연구개발은 국내 원자력계의 최대 이슈이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및 제염해체, 방사성핵종분석 등 총 365편의 최신 연구논문이 제출됐고, 연구분과별로 구두 및 포스터발표가 진행 중이다.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에서 열리고 있는 추계학술발표회 현장에는 약 800여명의 국내외 방사성폐기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학회 창립이후 ‘역대 최대’라는 평가이다. 또 ▲(주)알엠택 ▲엘림글로벌 ▲에스아이디텍션 ▲(주)램텍 ▲영인에스티 ▲(주)네오시스코리아 ▲엠원인터내셔널 ▲이너스바이오텍 ▲WITHTECH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등이 홍보부스를 마련해 자사의 제품과 기술들을 소개했다.

2003년 발족한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방사성폐기물과 사용후핵연료의 안전 관리에 기여하기 위한 학술단체이다. 현재 3200여명의 개인 및 66개 법인회원이 ▲핵주기정책ㆍ규제 및 비확산 ▲사용후핵연료 처분전 관리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제염해체 ▲방사선환경 및 안전 ▲방사화학 등 7개 연구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및 제염해체, 방사성핵종분석 등 총 365편의 최신 연구논문이 제출됐고, 27일부터 28일까지 연구분과별로 구두 및 포스터 발표가 진행 중이다. ⓒ제주=김소연 기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및 제염해체, 방사성핵종분석 등 총 365편의 최신 연구논문이 제출됐고, 27일부터 28일까지 연구분과별로 구두 및 포스터 발표가 진행 중이다. ⓒ제주=김소연 기자

이번 학술발표회 기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과 미국의 방사성폐기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포럼(EAFORM, East Asia Forum on Radwaste Management) 2022’가 병행으로 개최돼 풍성함을 더했다.

강문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은 “EAFORM은 동아시아 방사성폐기물 기술협력협의체로 2006년 첫 번째 포럼 이후 2년 주기로 열렸지만 2017년 개최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순연됐다가 올해 학회 주관으로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EAFORM은 기조연설과 테크니컬세션으로 나눠 각국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과 기술개발 현황 및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5개 분야(▲방사성폐기물 처리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사용후핵연료 저장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제염해체 및 환경)의 테크니컬세션에서는 총 173편 발표가 진행됐으며, 각국의 이슈를 주제로 열띤 토론도 펼쳐졌다.

특히 초청강연으로 ▲미국 전력연구소(EPRI)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분야 전문가 John Kessler 박사(J Kessler and Associates, 미국) ▲스페인, 프랑스 및 스웨덴 등에서 처분 기술 자문을 해 온 Jordi Bruno 박사(Amphos 21, 스페인) ▲제염·해체 전문가인 Clint Sharrad 교수(Univ. of Manchester, 영국)의 발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강 회장은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안보 이슈는 원자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으며,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리ㆍ저장ㆍ처분과 원전 제염ㆍ해체 관련 기술은 지속가능한 원자력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학회의 역할은 관련 기술을 적기에 제대로 마련해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해 안심하고 지지하는 바탕을 만드는 일”이라며 “이번 추계학술발표회와 EAFORM에서 논의, 제안된 내용이 국가 정책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의 설치절차와 의견수렴 방식 등을 담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를 위한 3건(▲김성환 의원, 2021년 9월 15일 ▲김영식 의원, 2022년 8월 30일 ▲이인선 의원, 2022년 8월 31일)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에 학회는 지난 수개월 동안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법제화에 관한 전문가 논의와 원자력계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또 조속한 시일내에 특별법이 제정되길 국회에 촉구한바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에는 방사성폐기물 관련 기업들이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제주=김소연 기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2 추계학술발표회에는 방사성폐기물 관련 기업들이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제주=김소연 기자

한편 학회는 27일 열린 ‘제20회 정기총회’에서 전년도 주요사업 실적에 대한 보고에 이어 ▲2021년도 결산 ▲2023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 ▲정관변경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학회는 내년도 예산을 13억4580만원으로 편성했으며, 주요사업으로 ▲JNFCWT 연간 4회 이상 발간 ▲SCIE 등재 추진위원회 활동 강화 ▲정책연구 및 자문용역 수행(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핵연료 관련 정책연구용역/ 전문가기술자문) ▲2023년도 춘계학술행사(2023년 5월 31일~6월 2일 부산예정, 창립 20주년 기념식)&추계 학술행사(11월 1~3일 제주예정) ▲공로상 신설 등이다.

이날 학회는 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핵연료 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한 기술상(이상기 한전원자력연료/ 황영환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과 전도유망한 신진연구자상(윤달성 한국원자력연구원/ 최성열 서울대학교)을 시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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