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주한프랑스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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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원자력협력을 다져 온 한국과 프랑스가 4년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프랑스 원자력청(CEA)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파리시 소재 프랑스 항공협회(Aéro-Club de France)에서 '제25차 한불 원자력 공동위원회(JCCNE, Korea-France Joint Coordinating Committee on Nuclear Energy)'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불 원자력공동조정위원회’에서는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한국측 수석대표로 원자력연구원(KAERI), 원자력의학원(KIRAMS), 원자력환경공단(KORAD), 원자력협력재단(KONICOF)이 참석했으며, 프랑스에서는 파스칼 쉑스(Dr. Pascal Chaix) 원자력청 국제협력국 부국장이 수석대표로, 방사선방호 및 원자력안전연구소(IRSN), 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 등 약 40명이 참석했다.

1981년 ‘한불 원자력 협력협정’ 체결 이후 이듬해인 1982년부터 2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원자력공동조정위원회’는 양국에서 국장급이 수석대표를 맡고 원자력 관련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1월에 열린 제24차 공동위원회는 회상회의로 개최된바 있다. 

4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 공동위원회는 원자력 협력 전반(연구개발, 안전, 산업)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는 범정부 차원의 협력채널로, 그간 양국간 원자력 협력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올해 25차를 맞는 공동위원회에서 양국은 원자력 연구개발, 안전 및 산업 등 3개 분야의 총 27개 기술협력의제에 대해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안전연구 ▲미래원자력기술(SFR, VHTR, MSR) ▲제염해체 ▲핵연료 ▲방사선 기술 ▲핵융합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양국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사진제공=주한프랑스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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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국은 4세대 원자로시스템 관련 기존 협력의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HTR)이외에 용융염원자로(MSR) 분야에 신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사진).

최근 한국은 미래 해양 시스템 적용 등을 목적으로 용융염원자로 원천기술 개발사업(2023~2026년, 290억원 예정)을 추진 중이며, 프랑스에서도 용융염원자로 시스템을 비롯해 악티나이드 핵변환 고속로(소각로)(ARAMIS, Advanced Reactor for Actinide Management in Salt)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이에 양국은 용융염원자로 연구협력을 계기로 용융염원자로 시스템 설계, 핵연료 제조 등에 관한 기술정보 및 연구결과물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고 양측의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해 중대사고 시 노심 용융물 및 핵분열생성물 거동, 수소 위험 등 안전분야 연구 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노심용융물(爐心熔融物)은 원자로 사고인 노심용해가 일어났을 때,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려 만들어진 혼합물이다.

아울러 안전 분야에서는 2019년 체결된 기관간 협력약정을 근거로 ▲기술정보교환회의 개최 ▲CABRI 반응도사고 시험프로그램 ▲방사선 비상진료 분야 기술교류 등을 통해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산업분야에서는 양국 방사성폐기물 관리와 관련해 KORAD-ANDRA 공동연구, 협력회의 및 인력교류 등을 통해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이번 공동위에서 합의한 용융염원자로(MSR) 분야 신규 협력은 향후 양측간 지속적인 기술협력을 통해 용융염로의 기술개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파스칼 쉑스(Dr. Pascal Chaix) 원자력청 국제협력국 부국장도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새로운 원전 건설과 기존 가동원전의 장기운전(수명연장)과 같이 원자력발전을 장려하는 에너지정책을 공통적으로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상폐기물) 관련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무엇보다 기술회의 세션은 양국의 기술분야 협력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파스칼 부국장은 “현재 상황은 앞으로 양국에 경쟁뿐 아니라 협력의 기회도 많아 질 것”이라며 “양국이 계속해서 협력하는 것이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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