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해체 첫발…“고리 1호기, 이달부터 해체공사 착수”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컨소, ‘비관리구역 야드 설비 해체공사’ 계약 184억원에 낙찰…'터빈ㆍ배관 등 2차 계통' 설비 2028년까지 수행

2025-11-05     김소연 기자
지난 4일 서울시 소재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열린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내부·야드 설비 해체공사’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정철상 HJ중공업 전무, 조석진 한수원 기술부사장,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전호광 한전KPS 부사장와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해체공사가 이달부터 시작된다.

한국수력원자력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4일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내부·야드 설비 해체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 소재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열린 계약식(사진)에는 조석진 한수원 기술부사장과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사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고리 1호기의 최종해체계획(FDP)이 승인된 이후 첫 번째 해체 공사로, 국내 원전 해체산업의 첫 단계를 여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이에 한수원은 지난 7월 17일부터 9월 3일까지 약 206억원 규모의 입찰을 진행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HJ중공업·한전KPS로 구성된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계약금액은 약 184억원(부가가치세 포함)이며, 공사기간은 약 30개월이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가압경수로형, 595MWe)는 지난 40여 년간 국가 전력수급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2017년 6월 영구정지 됐다. 이후 8년 만에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컨소시엄 주관사인 이번 공사는 HJ중공업, 한전KPS와 공동으로 이달 중순부터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 비관리구역(Non-Controlled Area)의 터빈건물, 복수탈염설비 건물, 옥외탱크 등을 포함한 야드(YARD) 설비 해체에 착수해 2028년 4월까지 준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건물 내 석면과 보온재를 우선 철거한 후 터빈과 배관 등 2차 계통 설비를 순차적으로 해체할 예정이다. 2차 계통은 터빈과 발전기에 관련된 기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원자로가 포함된 1차 계통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로 고온고압의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은 약 17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약 16만t은 방사능 농도가 매우 낮은 자체처분 대상이고, 나머지 중·저준위 폐기물은 별도 해체지원시설을 통해 분류·절단·제염 등 과정을 거쳐 처리될 예정이다.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전경 ⓒ인사이트N파워 DB

한수원은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공사가 준공되면 2031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 뒤 방사선 관리구역에 대한 해체를 거쳐 2037년 최종적으로 고리 1호기의 해체를 종료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리 1호기 해체사업을 통해 국내 원전 해체기술의 내제회, 전문인력 양성 및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환점이자 향후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계약식에 앞서 조석진 한수원 기술부사장은 “고리 1호기 해체는 단순한 설비 철거가 아니라 우리나라 원전 해체산업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며,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함께 체계적인 해체기술을 축적해 향후 방사선 관리구역 해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해체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술자립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부사장은 “고리 1호기 해체사업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수행해 국민들께 신뢰받는 해체 모델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 고용을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국내 원전 첫 해체사업인 고리 1호기 해체는 원전의 전(全)주기 산업을 완성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이며, 그 첫 단계를 두산에너빌리티가 맡게 돼 뜻 깊다”면서 “수십 년 간 쌓아온 설계·제작·정비 등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성공적인 (해체)공사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438기이며, 영구정지 원전은 209기로 이중 해체를 완료한 원전은 21기(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이다. 2030년경 가동연수가 40년을 경과하는 원전은 약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이 10년 이내에 크게 성장될 것으로 그 규모는 약 462조원, 연평균 3조6000억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수주를 통해 향후 지속 증가할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