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쓰는 시간 바꾸면 돈 된다”…‘슬기로운 전기생활’ 공식 오픈

전력거래소, 플러스DR 정산금 및 전기요금 절감액 시뮬레이션 제공 낮 시간 전력 사용 유도…재생에너지 확대 따른 계통 안정화 기대

2026-03-26     김소연 기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 수급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전력 유관기관이 국민과 기업의 합리적인 전력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통합 에너지 플랫폼을 선보였다.

전력거래소는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전국민 에너지 절약 플랫폼인 ‘슬기로운 전기생활’을 공식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에너지 서비스와 정보를 하나의 창구로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이 에너지 전환 시대에 보다 손쉽게 전력 사용 정보를 확인하고, 요금 절감 및 수요관리 제도 참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랫폼 출시는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 수급 운영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추진됐다. 특히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아지는 봄·가을철에는 낮 시간대 전력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와 전력당국은 낮 시간대 전력 사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요금제와 수요관리 제도를 함께 개편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산업용(을) 전기요금 개편이다. 낮 시간대 요금을 낮추고, 저녁과 심야 시간대 요금을 상대적으로 높여 전력 소비를 낮 시간대로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봄·가을철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전기요금을 50% 할인하는 내용도 포함돼, 낮 시간대 재생에너지 활용을 촉진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력거래소가 운영 중인 ‘플러스DR(수요반응, Demand Response)’ 제도와 개편된 계시별 요금제를 연계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플러스DR은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로 전기 사용을 유도해 계통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로, 특히 봄·가을철 재생에너지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개편된 요금제와 플러스DR 제도를 함께 활용할 경우, 기업들이 단순히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기 사용 ‘시간’을 전략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전력의 요금 할인 혜택과 전력거래소의 플러스DR 정산금을 함께 적용하면, 기업은 평일 최고요금의 20~30% 수준인 kWh당 31~50원 수준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력거래소 측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요금 인하를 넘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공정이나 설비 운영 시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동시에 전력계통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고, 낮 시간대 잉여 전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새롭게 문을 연 ‘슬기로운 전기생활’ 플랫폼은 단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경제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표적으로 플랫폼에서는 플러스DR 정산금과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했을 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정산금을 받을 수 있고, 전기요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직접 계산하거나 기관별 자료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플랫폼에서는 관련 정보를 통합해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플랫폼은 각 기관별로 확인해야 했던 에너지 정보를 하나의 창구로 모아 소비자 이용 편의를 크게 높였다”며 “특히 플러스DR 및 개편 요금제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많은 기업이 계통 안정에 기여하면서도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력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플랫폼 오픈이 단순한 정보 통합을 넘어, 전력 소비 패턴 자체를 바꾸는 정책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에너지정책이 ‘얼마나 절약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면, 재생에너지 확대 시대에는 ‘언제 전기를 쓰느냐’가 계통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중심의 전력 공급 구조가 확대될수록 낮 시간대 전력 활용과 수요 분산은 계통 운영의 핵심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슬기로운 전기생활’ 플랫폼은 단순한 에너지 정보 서비스가 아니라, 향후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시장 전환 과정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실질적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