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안보위기 ‘주의’…“원전 5기, 5월까지 적기 재가동”

김성환 기후부 장관, 석탄발전 탄력 운영…LNG 소비 최소화 추진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의무 시행…민간 참여도 단계적 확대 검토

2026-03-26     정장희 기자/온라인콘텐츠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에 따라 승용차 5부제 등 에너지절약 국민 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중동 정세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원전 적기 재가동을 공식 대응 계획으로 내세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장관이 원유 관련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에너지절약 및 에너지 수급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일 오후 3시를 기해 원유ㆍ천연가스 관련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관심’ 단계로 발령한 데 이어 18일 오후 3시부터는 원유 관련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 최소화를 위한 전원 믹스 조정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절약 조치 시행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속 보급 등을 주요 축으로 하는 대응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액화천연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발전원 운영 방식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적용 중인 석탄발전 운전 제약(80%)을 완화하고,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오는 5월까지 적기에 재가동해 액화천연가스 사용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운전(수명연장)을 승인한 고리 2호기는 최종 운영정비를 거쳐 내달 초까지 가동이 가능하며, 계획예방정비(OH)중인 한울 3호기, 한빛 3호기, 월성 3호기 역시 5월 중으로 재가동 예정이다.

이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LNG를 포함한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연료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원전과 석탄발전 활용도를 높여 전력 수급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석유류 소비 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에너지절약 조치도 병행한다. 우선 공공부문은 에너지절약 실천을 선도하기 위해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장애인 사용 자동차와 임산부·유아(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전기차와 수소차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 참여를 유도하되 향후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더 커져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의무 참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시적 출퇴근 시간 조정도 독려해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 대해 에너지 절감 계획 수립을 요청하고, 절감 목표를 달성한 기업에는 에너지절약시설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행동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승용차 5부제 참여, 대중교통 이용, 적정 실내온도 유지, 낮 시간대 전기차 및 휴대전화 충전 등 총 12개 항목으로 구성된 ‘생활 속 에너지 절약 국민행동’을 제시하고, 전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이는 공공과 산업부문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일상적 에너지 소비 패턴까지 함께 조정함으로써, 수입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단기 절감 조치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설비 확충도 병행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올해 안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7GW 이상 신속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액화천연가스 등 수입 에너지 소비를 구조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유연성도 함께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다소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에너지 안보 강화와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 국민이 액화천연가스, 석유 등 수입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에너지절약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든든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