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29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새울 3호기(설비용량 1400MW급)'가 운영허가 승인을 받았다. 2016년 6월 첫 삽을 뜬지 114개월 만이다. 한때 탈원전 정책 기조 속에서 건설 중단과 백지화 위기에 놓였던 새울 3호기가 장기간의 안전성 검증을 거쳐 상업운전을 눈앞에 두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30일 열린 '제228회 원안위' 회의에서 「새울원자력발전소 3호기 운영허가(안)」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안전성 심사 결과와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의 사전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새울 3호기가 「원자력안전법」 제21조에 따른 운영 허가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새울 3호기(구 신고리 5호기)는 전기출력 140만kW, 설계수명 60년의 신형 가압경수로(APR1400) 노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와 기본 설계가 동일한 동일 노형 원전으로, 국내 원전 가운데 항공기 충돌 방호설계를 최초로 적용해 원자로 격납건물과 보조건물,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벽체 두께를 대폭 강화했다. 또한 지진 등 사고로 전원 상실에 대비한 대체교류디젤발전기 증설과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 확대 등 추가적인 안전 설계가 반영됐다.
새울 3호기는 2016년 6월 건설허가를 받아 공사에 착수했지만 2017년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건설 중단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 당시 공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공론화 절차에 회부되며, 사업 자체가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후 공론화 결과 ‘건설 재개’가 결정되면서 공사가 이어졌고, 2020년 8월 운영허가가 신청됐다.
운영허가 심사는 약 5년간 진행됐다. KINS는 선행호기 안전성 심사 경험을 토대로 설계 차이, 시설 성능, 운영 능력, 사고 시 방사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15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는 총 10차례에 걸쳐 심사 결과의 타당성을 사전 검토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사용 전 검사가 종결됐고, 이날 운영허가가 최종 의결됐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법령으로 정한 절차와 과학기술적 근거에 기반해 새울 3호기의 안전성을 면밀히 확인했다”며 “운영허가 이후 진행될 핵연료 장전과 시운전 과정에서도 사용 전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운영허가 취득과 관련해 “설계·건설 단계부터 각종 안전성 검증과 규제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모두 충족한 결과”라며 “새울 3호기가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향한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연료장전 이후 약 8개월간 출력상승시험과 성능시험을 거쳐 2026년 8월 상업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새울 3호기 건설에는 약 760개 기업과 누적 750만 명의 인력이 참여했으며, 상업운전 이후 60년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한수원에 따르면 새울 3호기는 운영 기간 60년 동안 지속적인 고용 창출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법정지원금과 지방세 등을 포함해 약 2조 원 규모의 재원이 지역사회에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설비용량 140만㎾급인 새울 3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할 경우 국내 총발전량의 약 1.7%, 울산시 전력 수요의 약 37%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는 수도권과 산업단지에 집중된 전력 수요 구조 속에서 동남권 전력 안정성 확보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새울 3호기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안전과 품질 확보를 최우선으로 시운전과 점검을 철저히 수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에게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울 3호기는 ‘원자력발전’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건설중단 vs 재개’라는 유례없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큰 시련을 겪었다. 3개월의 ‘피 말리는’ 공론화를 통해 59.5%의 ‘건설 재개’ 결과를 얻게 됐지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560국민소송단’이 제기한 ‘건설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31개월 공방을 펼쳤지만 최종적으로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원전산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비온 뒤에 땅이 단단해지는 법이다. 새울 3호기는 건설 중단 논란, 공론화 재개, 장기간 규제 심사를 모두 거친 국내 최초의 대형 원전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면서 “사장(死藏)될 위기에 처한 ‘K-원전’의 수출 경쟁력을 진화시킨 횃불로 체코 두코바니 수주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는 새울 3호기는 국내 원자력 정책의 변곡점과 산업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