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중소기업협력연구개발과제로 (주)대동피아이와 부산대학교가 공동개발한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장치(특허등록 제10-1005517호)'를 슬로베니아 크레슈코 원자력발전소 관계자가 현장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중소기업협력연구개발과제로 (주)대동피아이와 부산대학교가 공동개발한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장치(특허등록 제10-1005517호)'를 슬로베니아 크레슈코 원자력발전소 관계자가 현장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슬로베니아 원자력발전소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새긴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장치’가 20세트(set) 설치됐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원)이 슬로베니아 원자력공사(Nuklearna Elektrarna Krško, NEK)로부터 지난해 4월 수주한 ‘크르슈코 원전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설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약 70만 유로(한화 약 9억4000만원) 규모로 크르슈코(Krško) 원전 1호기 증기발생기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복수기(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되돌리는 장치) 내부에 자성(磁性)을 가진 이물질을 제거하는 설비를 제작, 설치하는 것이다.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 장치(MSRA, Development of Magnetic Sludge Removal Apparatus)’는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한수원의 중소기업협력연구개발과제로 총 3억6700만원이 투입돼 (주)대동피아이(대표 임인원), 부산대학교(기계기술연구원)와 공동 개발해 특허(등록 제10-1005517호)로 등록한 제품이다.

당시 원자력발전소 운전 중에도 냉각수 계통에 혼입된 미세한 자성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계통수 수질을 정화하고 운전 효율증대를 위한 제거장치 개발이 절실했다. 무엇보다 국내외에서 ‘대량의 계통수 내부에 적용한 유사장치의 개발 사례가 없다’는 점도 개발의 필요성에 한몫을 거들었다.

이에 한수원은 대동피아이와 부산대학교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복수기 집수정 내부 냉각수 계통에 혼입된 미세한 자성이물질을 발전소 운전 중에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페라이트(Ferrite)’ 자석을 활용해 개발했다.

또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 장치는 냉각수에 혼입돼 흐를 수 있는 자성이물질은 입자크기, 분포형태, 혼입량 및 유동조건에 관계없이 여러 형태로 제거장치에 흡착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2차측 주요기기 터빈, 밸브, 열교환기, 펌프 등의 부식방지, 증기발생기 및 관련 계통의 수질 향상으로 인한 운전효율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김용수 한수원 루마니아사업부 실장은 “중소기업 협력연구과제로 개발된 ‘복수기 자성(磁性) 이물질 제거 장치(MSRA)’는 고리 1ㆍ2호기에 설치해 성능을 입증한데 이어 신고리 3ㆍ4호기 시운전에서도 성능이 입증된 사례들을 WANO(World Association of Nuclear Operators, 세계원자력사업자협회) 회원사들과 공유(세일즈)를 통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고리 2호기와 동일노형인 크르슈코 원전은 복수기가 2개인데, 이번에 납품된 자성(磁性) 이물질 제거 장치(MSRA)는 A타입(폭 1.85m*높이 50cm) 2개, B타입(1.65m*높이 50cm) 8개로 구성된 기본 10세트(set)를 2개의 복수기에 각각 설치(20set)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수원은 지난해 수주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내에서 1년간 무사히 설계 및 제작을 완료했으며, 현지 협력사와 유기적 협력을 통해 계획보다 빠르게 역무를 완료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발주처(NEK)로부터 신뢰를 얻어 설치 완료 이후 후속 설비개선 사업에 대한 참여 요구까지 받는 등 향후 슬로베니아 원전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밝아졌다는 것.

이번 슬로베니아 원전 설비 사업의 이행 실적을 기반으로 향후 동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 원전으로 국산 기자재 및 운영ㆍ정비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이행은 국내 원전 중소기업 개발품을 활용해 제품 홍보, 수주 및 설치까지 완료한 중소기업 상생경영의 모범 사례”라며 “국가별 원전운영사들의 니즈 파악과 맞춤형 수출전략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과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발주처 NEK, MSRA 내진 기술검토 추가로 요구
한편 본지 취재결과 발주사인 슬로베니아 원자력공사(NEK)는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 장치(MSRA)’의 내진 관련 기술검토를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수원 중앙연구원(기계연구소 및 플랜트설계연구소)은 ‘자성이물질 제거 장치(MSRA)’의 지진안전성 평가를 실시했으며, 평가결과 구조 건전성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원전에서는 일반적으로 내진Ⅱ등급 설비에 대한 내진설계 검증을 위해서는 BSLS(Building Structure Load Summary, 건물구조부하요건)를 통해 산정된 지진하중에 대해 연결부의 강도가 충분한지 확인하고 있다. 이는 연결부의 건전성 입증을 통해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연결부(앵커볼트 또는 용접부) 파손 및 전도, 미끌림 등으로 주변 설비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하는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연구원은 크레슈코 원전 설계지진 수준(PGA)은 0.225g로 유럽 원자력발전의 내진설계기준인 Eurocode8에 규정된 설계응답스펙트럼과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MSRA)’가 설치된 터빈건물의 특성 및 보수적인 가정을 통해 수평방향 0.6g, 수직방향 0.54g 를 기준으로 지진하중을 산정해 유동 모형시험 및 전산유체해석 등을 수행했다.

중앙연구원은 기존 전산해석 모델을 이용한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MSRA)’의 모드 해석 결과는 73.23Hz 수준으로 지진에 경직(rigid)될 것으로 판단돼 U-bolt 연결부의 건전성 평가를 통해 내진성능을 확인하고자 했다.

MSRA의 고정을 위해 사용된 U-bolt의 8개 단면 특성과 지진하중 착용에 따라 유발되는 각 방향별 축력 및 모멘트를 산정해 지진 시 예상되는 최대 응력을 산정했다. 고려된 볼트 연결부의 파괴 모드는 볼트 개별의 인장 파괴 및 U-bolt 미끌림 발생여부이다.

슬로베니아 원전 공급 MSRA의 지진안전성 평가를 담당했던 한수원 중앙연구원 관계자는 “평가 결과 산정된 응력수준이 볼트의 항복응력(SUS304 재질기준, 205MPa) 대비 낮은 수준으로 지진하중에 의한 구조 건전성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 “내진 관련 추가 기술검토 요구를 중앙연구원이 자체 수행함으로 소요 기간 단축 등 제반 비용을 절감했으며, 이번 평가결과 등 기술지원 내용 등을 내진검증 유지관리(설계변경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슬로베니아 크레슈코 원자력발전소 공급 ‘자성이물질 제가 장치(MSRD)’의 지진안전성 평가에 대한 모드해석 모델(그림) 및 ‘지진하중에 따른 불트 발생 최대응력’ 평가표 ⓒ인사이트N파워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슬로베니아 크레슈코 원자력발전소 공급 ‘자성이물질 제가 장치(MSRD)’의 지진안전성 평가에 대한 모드해석 모델(그림) 및 ‘지진하중에 따른 불트 발생 최대응력’ 평가표 ⓒ인사이트N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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