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청주오창 공동구에 설치된 ‘천장레일 이동형 AI로봇’이 촬영한 영상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청주오창 공동구에 설치된 ‘천장레일 이동형 AI로봇’이 촬영한 영상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국내 연구진이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이용해 국가기반 시설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인프라 시설물에 대한 재난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주)케이아이(KI)는 청주 오창 공동구의 전력구 전 구간에 천장레일 공사를 마치고, AI 로봇 1대를 설치해 본격 시범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추후 AI 로봇 1대를 추가 설치해 내부 타 구간에도 확대 적용해 기술력을 진보시킬 예정이다.

공동구는 ▲전기 ▲통신 ▲가스 ▲수도 ▲하수관 등 도로의 지하매설물을 공동수용하는 시설이며, 전력구는 도로를 뚫지 않고 지하에 터널을 시공해 다회선의 전력 케이블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이다.

2018년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사고는 전 국민에게 지하 기반시설에 재난이 발생하면 파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이들 시설에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정확한 재난 위치와 정도를 예측하기 불가능하며, 폐쇄적인 공간구조로 인해 화재 시 소방관 진입이 어려워 많은 재산 피해와 국민의 불편을 초래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선제적으로 조치하기 위해 ‘천장레일 이동형 AI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은 영상, 열화상, 온도, 습도, 산소,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을 관측하면서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로봇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0분 무선충전으로 10km를 갈 수 있다. 레일 끝에 무선충전 스테이션이 있어 넓은 지하 공동구를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뒤로 물러나 재확인하는 등 움직임도 지능적이다.

기존에는 공동구 근무자가 매일 2인1조로 움직이며, 육안 및 자체 설비를 이용한 점검ㆍ순찰을 하는데 약 2시간 반 이상이 걸렸다. 그러나 AI 로봇은 모드별로 순찰, 고속 점검이 가능해 점검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점검ㆍ순찰과정을 무인화, 자동화해 평상시에도 재난 징후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사고 발생 시에도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사업 총괄책임자인 정우석 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은 “로봇을 활용한 기술은 서울 은평구와 세종시 공동구에 도입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고정형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단순 자료를 수집하는 수준으로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청주오창 공동구에는 로봇 성능을 대폭 높인 것은 물론 디지털트윈 기술과 연계해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한 진일보한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청주오창 공동구에 설치된 AI레일로봇과 무인순찰 모니터링 화면 모습 ⓒ사진제공=ETRI
청주오창 공동구에 설치된 AI레일로봇과 무인순찰 모니터링 화면 모습 ⓒ사진제공=ETRI

‘천장레일 이동형 AI로봇’ 기술은 ▲재난요인 및 위험인자 사전 인지를 통한 초기 예방 조치 ▲재난 발생 시 정확한 현장 상황 및 피해예측 정보공유 기반 신속 현장 대응 ▲관할 소방서‧군‧경찰과 연계한 디지털트윈 기반 현장상황 정보 공유 등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작전 지휘를 지원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공공시설 공동구뿐 아니라 민간 공동구나 지하철, 지하상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복합 공간을 안전하고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데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시범 적용에서 얻은 데이터 분석 결과와 현장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증 지역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국가안보는 물론 사회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지하 공동구를 지능형 융ㆍ복합 기술로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번 실증으로 디지털트윈 기술이 공공안전을 더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술개발 참여기관 중 (주)케이아이는 ETRI 창업기업으로 1998년부터 인공지능과 로봇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적 수준의 AI 로봇 기술을 확보했다. 덕분에 본 과제에서 공동구 천장레일 이동형 AI로봇 개발을 주도하면서 정부 R&D 선순환을 이룬 모범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연구진은 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3년까지 복합형상이상감지장치, 피해확산예측 및 의사결정지원 플랫폼, AR/VR 기반 통합상황관리SW 등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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