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경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 Korea) 회장
이숙경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 Korea) 회장

지난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원전 처리수 방류가 시작되었습니다. 언론에서 ‘오염수’, ‘핵 오염수’라는 용어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데, ‘처리수’가 과학적으로 올바른 용어입니다. 오염수를 ALPS라는 처리장치로 처리하고 내보내기 때문에 ‘처리수’입니다. ALPS에서 세슘 등 여러 가지 방사능물질을 걸러내지만, 삼중수소는 물이기 때문에 걸러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서 삼중수소 농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삼중수소 해양방류 기준값은 6만 Bq/l입니다. 이 기준에 합격한 ‘처리수’를 다시 해수로 희석하여 기준농도의 1/40인 1,500 bq/l 이하로 방류한다는 것이 일본의 방류기준입니다. 즉, 평상시 원전운전 방출기준보다 훨씬 낮은 값입니다.

지금 배출하는 농도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배출된 방사능의 천분의 1 정도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로 해양이 오염되고, 해양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받아 이후 수산물을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돌고 있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방사성동위원소는 인류에게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지구가 생성될 때부터 우리 자연계에 함께 있어 왔습니다. 인공적으로는 1950~60년대의 핵폭탄 실험 때 가장 많이 자연계로 투입되었습니다. 자연방사능과 인공방사능은 만들어진 기원은 다르지만, 그 특성은 똑같습니다. 이 시기에 비하면 비록 불행한 사고이지만 쓰리마일섬,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투입된 방사능은 이에 비해 매우 적은 양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방출된 방사능도 그나마 2011년 사고 초기에 나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둘째, 북태평양해류의 흐름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지연시키는 방향으로 돌고 있어 지리적으로 유리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가깝지만, 후쿠시마가 일본의 동쪽에 있고, 쿠로시오 난류를 포함한 북태평양 해류가 우리나라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처리수를 방류하더라도 다행히 우리나라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학자에 따라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시기를 적게는 7개월에서 5년, 10년 이후까지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도달농도 기준을 얼마로 보느냐에 따라 분석이 달라진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셋째, 우리나라 해역에서 이제까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전까지 우리나라 주변의 해양 방사능은 총 92개 정점에서 조사하고 있었으며, 해수, 해양생물 및 해저퇴적물 시료를 주기적으로 채취, 분석하여 결과값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값의 추이를 보면 2011년 사고 이전에 비해 사고 이후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처리수가 방류되어도 우리 먹거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과학적 증거가 많습니다. 내가 혹은 내 후손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방사능 축적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꺼려하고 방사능으로 인해 해수욕도 못하겠고, 먹거리도 사라진다고 걱정하는 얘기가 들립니다. 여러 가지 과학논문을 통해 증명된 바, 처리수를 30년이 아니라 1년 내 다 방류하고, 그 앞바다 10km 내에 가두리양식으로 물고기를 길러 그 생선만 매일 먹어도 피폭량은 미미하다고 합니다. 또 원양어업으로 잡은 어류를 계속 먹어도 일반 국민들이 평상시 음식으로 먹어서 피폭되는 양보다도 훨씬 적은 양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니 원양어업으로 잡아온 물고기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또 원자폭탄 실험 이후 조사된 바, 삼중수소는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지 않는다고 과학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양에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엄청나게 많은 자연방사능이 늘 존재해 왔고, 해양의 움직임이 물질의 확산과 희석에 큰 도움이 되며, 북반구의 해류 움직임 덕에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시기도 훨씬 뒤로 미뤄지며, 후쿠시마 사고 전이나 후나 우리나라 해양에서 관측되는 영향은 없었습니다. 해수욕하셔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후에도 바다에서 잡은 생선은 늘 먹을 수 있으니, 그로 인해 우리 식생활과 먹거리도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알려지고 있는 여러 가지 방사능 괴담은 과학적으로 의미없는 단순 괴담일 뿐 우리나라 해안과 수산물에 대해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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