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과 관련해 1조2000억원 규모 손실이 반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정의행동은 30일 성명을 내고 해당 사업의 수주 결정 과정과 리스크 검토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전력이 지난 10일 공시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의 해외사업 관련 공사손실충당부채가 총 1조4346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1조2000억원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에서 발생했다. 또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사업 손실 2200억원까지 포함하면 해외사업 손실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했다.
엘다바 원전사업은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Rosatom)의 자회사인 JSC 아톰스토로이엑스포르트(ASE, AtomStroyExport)가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NPPA)으로부터 수주, 1200MW급 VVER-1200 원전 4개 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8월 1호기가 원자로건물 최초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했으며, 202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2030년 4호기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2022년 8월 약 3조원 규모의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한수원은 터빈건물을 포함한 총 82개의 건물시공과 기자재(BOP)를 공급할 예정이다.
에너지정의행동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제재와 공급망 불안, 자재비 상승 등 위험 요인이 이미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사업성 검토보다 정권의 성과 홍보가 앞선 ‘정치적 수주’라고 규정했다.
이밖에도 에너지정의행동은 이집트 사업뿐 아니라 해외 원전사업 전반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UAE 바라카 원전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전과 한수원 간 추가 공사비 정산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진행 중이며, 실제 정부는 지난달 양측에 국내 해결을 권고한 바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추가 비용 정산을 두고 국제중재 절차를 밟아왔으며, 정부는 한국상사중재원 이관을 권고했다.
또 루마니아 TRF 사업을 비롯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및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 문제 등도 폭넓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공기업 손실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나 혈세 투입을 통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엘다바 사업의 수주 결정 과정과 리스크 검토, 전쟁 이후 대응, 해외 원전사업 전반의 책임 소재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국민 검증을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해외 원전 수출의 실질적 수익성과 공공성, 위험 구조를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 원전업계가 해외 원전사업 확대를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해외 원전 수출의 수익성과 리스크, 공기업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