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N파워는 창간1주년 특별기획으로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원전 해체분야’의 선두주자인 프랑스 현지 취재에 나섰다. 프랑스 외교부와 주한프랑스대사관 초정으로 지난 11월 22일부터 12월 2일까지 프랑스 최초의 가압경수형 원전인 쇼(Chooz)A 해체 현장은 물론 라아그(La Hague)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 뷰흐(Bure) 심층처분 지하연구시설(URL) 등을 시찰했다. 또 지난 11월 30일 프랑스 파리 빌팽트(Villepinte)에서 열린 세계원자력전시회(WORLD NUCLEAR EXHIBITION, WNE 2021) 개최 현장도 다녀왔다. 특히 국내 언론매체 최초로 ‘WNE 2021’ 스폰서(Platinum)로 참여한 필립 크노흐(Philippe KNOCHE) 오라노 대표(CEO)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세계 핵연료후행주기 정책현안 및 원전해체 기술트렌드 등을 진단하고 관련 산업계의 발전방향에 대한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필립 크노흐 오라노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필립 크노흐(Philippe KNOCHE) 오라노 대표 ⓒ파리=김소연 기자
필립 크노흐(Philippe KNOCHE) 오라노 대표 ⓒ파리=김소연 기자

-오라노(Orano)는 2018년 1월 기업명을 변경하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핵연료 관련 사업과 원자로 해체 기술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 언론과는 최초인터뷰인데, 인사이트N파워 독자들을 위해 오라노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오라노는 프랑스와 전 세계에 플랜트를 공급하는 최고의 선도에 서있는 산업 그룹이다. 전 세계적으로 1만7000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 가운데 1만3000명이 프랑스에 근무하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연간 1000여명의 정규직을 채용하고 있으며, 약 500여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우리의 전문 분야는 연료 주기와 관련한 것으로 오라노는 우라늄의 생산, 전환 그리고 재활용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원자력발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10분의1은 오라노에서 재활용한 재료에서 만들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코로나19의 감염위기 위기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며, 지난해에는 19억 유로(한화 약 2조5428억원) 규모의 수주성과를 올려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암 치료 연구 등 방사선의료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은 최초의 원자로 해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4년까지 24개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4개의 신규원전이 그리드로 연결될 예정으로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고도로 발달되고 숙련된 강력한 원자력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는 등 파트너로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오라노는 우라늄 공급을 위해 한수원과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라노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및 관련한 물류(운송용기 등) 서비스 그리고 해체 분야에서 많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오라노의 희망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와 해체분야의 전문성을 한국 원자력산업에 제공하는 것이다.”

-오라노(Orano)는 전 세계 제염해체(Decommissioning & Dismantling) 산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난 30년 오라노가 수행했던 국내외 주요 해체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면.
“원자력 분야의 해체와 원자력 시설 운영자라는 두개의 특성을 보유한 다소 드문 특징을 지닌 오라노는 엔지니어링 연구, 프로젝트 관리 , 방사성폐기물 관리 등 해체 관련해서 전(全)분야에 걸쳐져 있다. 오라노는 해당 분야의 리더로 2000명 이상의 직원이 현장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지난 30년 동안 가압경수형(PWR, Pressurized-Water Reactor)와 비등수형(BWR, Boiling Water Reactor) 원자로의 4분1의 해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160개 이상의 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최근 성과 중에 미국, 독일 및 일본에서 JV 및 컨소시엄을 통해 해체 작업을 수주했으며, 영국과 스웨덴 그리고 한국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라노는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라하그(La Hague)의 UP2-400 공장과 트리카스팅(Tricastin)의 GB1을 포함해 세계 최대의 해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쉬(Cadarache)에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이전 MOX(Mixed Oxide Fuel, 혼합산화물) 연료 제조 공장의 장비도 해체했다. 전례 없는 규모로 인해 ‘MOX 연료 제조공장 해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체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됐고, 활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1일에 최대 300명에 달하는 인력이 동원됐다. 총 460개 이상의 ‘글러브 박스(Glove Box, 방사성물질 취급을 위한 밀봉된 인클로저)’, 30개의 탱크 및 4km의 배관이 분해되고 절단된 다음 포장돼 안전하게 보관됐다. 또 오라노의 연구 및 원자로 해체 경험은 효과적이며 ▲메인 양키(Maine Yankee, 미) ▲밀스톤(Millstone, 미)1호기 ▲랜초 세코(Rancho Seco, 미) ▲양치 로우(Yankee Rowe, 미) ▲뷔르가센(Würgassen, 프) ▲슈타데(Stade, 독) ▲오그리하임(Obrigheim, 독) ▲스바포(Svafo, 스웨덴) 등 다수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밖에도 현재 독일에서 6개의 원자로 해체 프로젝트와 미국에서 2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원자로 해체와 관련해 오라노의 전문성은 원자로 노심(원자로 용기 및 내부)에 집중돼 있다. 미국의 노스스타(NorthStar)와 협력하고 있는 ADP(Accelerated Decommissioning Partners) 모델은 오라노가 미국 원전을 위해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수십 년이 걸린 원자로 해체를 앞당길 수 있었다. 이미 버먼트 양키(Vermont Yankee)와 크리스털 리버 3호기(Crystal River3)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노형이 다른 원전과 원자력관련 시설 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수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지난 30년간 해체 프로젝트 수행에서 배운 교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준비와 일정 및 순서이다. 한국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원전 해체를 사전에 정리하고 문제점을 파악할수록 사업이 잘 추진된다. 오라노 만의 노하우는 자회사 오라노 DS(Orano DS)가 주도하고 있다. 그것은 오라노 그룹뿐만 아니라 프랑스 또는 해외 고객 모두에서 다양한 복잡한 작업 현장에서 팀이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해체 작업장 준비 및 관리에 대한 당사의 경험은 예를 들어 2020년 12월 한수원과 한국의 엔지니어에 대한 교육이 포함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바와 같이 고객 및 파트너에게 모두 제공된다. 그들은 2021년 12월 중순부터 오라노 DS 팀에 합류해 해체 부문의 특수성을 배우기 위해 운영 작업장에서 몇 개월을 함께 할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서북쪽으로 약 300km 영화 ‘쉘브르의 우산’으로 유명한 쉘부르(Cherbourg) 항구도시에 세계최대 규모의 라아그(La Hague)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제공=오라노(Orano)
프랑스 파리에서 서북쪽으로 약 300km 영화 ‘쉘브르의 우산’으로 유명한 쉘부르(Cherbourg) 항구도시에 세계최대 규모의 라아그(La Hague)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제공=오라노(Orano)

-Orano는 세계에서 ‘상업용 재처리 플랜트’를 소유한 유일한 회사이다. 지난 40년간 프랑스 라하그(La Hague) 재처리 시설에서는 프랑스의 사용후핵연료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위탁재처리도 맡고 있다. 재처리 프로젝트 중 특히 아시아 국가와의 경험을 언급한다면.
“오라노는 사용한 연료의 안전한 재활용에 대해 전문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은 다시 전기를 생산하고 핵 물질을 변환하는 가장 책임있는 방법이다. 프랑스에서는 소비된 전기의 10%가 라하그와 멜록스(Melox)에서 재활용 활동을 통해 프랑스 원전에서 사용되는 MOX 연료로 생산해 약 3만t의 천연우라늄(기본적으로 전체 광산 1개에 해당)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처리 및 포장 기술로 최종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부피(5배)와 독성(10배)을 크게 줄임으로써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은 영구처분장을 개발하는 가장 책임있는 방법으로 수용성 제고를 위한 핵심 요인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44개의 상업용 원자로에 MOX 연료가 장착됐으며, 유럽 38개(프랑스 22개, 독일 10개, 스위스 3개, 벨기에 2개 네덜란드 1개), 일본 5개, 미국 1개 원전 등에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영국, 중국과 같은 재활용 채널을 개발 중인 국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예외적으로 비보유국이지만 재처리가 허용된 국가이다. 이에 오라노는 일본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1990년대 말부터 약 3000t의 일본의 사용후핵연료가 라하그(La Hague)에서 재처리되고 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12건의 유리고화된 폐기물이 해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운송됐다. 또 멜록스(Melox) 플랜트는 11개의 일본 전력회사 중 8개의 회사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1999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으로 7번의 MOX 선적이 이뤄졌다. 현재 오라노는 일본과의 산업적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폐기물 반환 및 MOX연료의 일본 반환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있다. 또 라하그에서는 후젠(Fugen) 원전의 연료의 운송 및 처리를 위한 준비 작업을 위해 일본원자력청(JAEA, Japan Atomic Energy Agency)와 2018년에 선행 계약을 체결했으며, 몬주(Monju) 원자로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해 JAEA와 첫 번째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IAEA 등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건설한 원전이 설계수명을 마치는 2020년 이후부터 오는 2050년까지 총 430여기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로인해 원전해체 시장이 원전관련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과연 원전 해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겠는가.
“D&D 및 폐기물 관리는 책임을 미래 세대에게 전가하지 않고 책임을 관리하려는 업계의 측면에서 원자력의 미래에 대한 핵심 과제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거의 180개의 원자로가 폐쇄됐으며, 약 70개의 추가 장치가 2025년까지 운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활발한 D&D 시장은 현재 독일과 미국이다. 물론 한국과 벨기에 등 다른 국가들도 D&D 프로그램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라노는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누리고 있다. 운영자로서 프랑스에 있는 자체 시설에서 해체 작업을 수행했으며, 전 세계의 다양한 노형의 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에 우리의 기술을 강화하고,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고, 글로벌 범위를 활용해 선택된 대상 국가 및 복잡한 프로젝트의 원자력 운영자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체를 고부가가치 창출 분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이는 특히 수용 가능성의 이유로 원자력 산업에서 필수적인 활동이지만 창출된 가치는 일자리, 경제적 파생 상품 및 투자 측면에서 원전의 운영보다 훨씬 적다.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원자력산업의 가치 창출은 제한적이다. 사실 D&D만 하는 대기업은 없다. 이는 항상 더 광범위한 기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오라노(Orano)는 ‘원자력 국민인식 조사’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원자력’에 대한 국민인식의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2019년과 올해 진행된 두 번의 설문조사를 통해 원자력과 원자력산업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의견이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하고 측정할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 생태학적 전환, 에너지 주권, 고용, 전기요금 통제 등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프랑스 국민의 51%는 원자력을 경제의 원동력과 에너지 독립을 위한 자산(Asset)으로 인식한 반면 15%는 여전히 원자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원자력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재활용이 불가능한 방사성폐기물 발생과 원전의 안전성 등을 꼽았지만 ‘탄소중립(Net Zero)’이라는 거대한 도전에서 원자력은 유일한 대안이라는 현실은 인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사이트N파워(Insight Nuclear Power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